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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죽음…제주서 숨진 바다사자 ‘450㎞ 수송작전’

입력 | 2012-02-22 06:42:00

들것ㆍ냉동탑차 동원 인천으로 옮겨
부검 후 유전자 분석 등 연구 활용




제주도 해안에 나타났다가 숨진 바다사자의 사체가 발견된 지 열사흘 만에 육지로 옮겨져 연구 목적으로 쓰이게 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2일 바다사자의 사체를 지금 있는 제주 비양도에서 옹포항, 전남 완도를 거쳐 인천에 있는 생물자원관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근 치안센터 경찰관과 수산자원관리공단 직원들이 여러 차례 사체를 옮겨보려 했지만 200㎏이 넘는 무게 때문에 꿈쩍도 하지 않았었다. 마땅한 운송수단도 없어 열흘 넘게 방치돼 왔다.

생물자원관은 이들을 포함, 성인 남자 7¤8명을 동원해 사체를 일단 현재 위치에서 30m가량 떨어진 해안도로로 옮긴다. 이를 위해 길이 2m가 넘는 대형 들것을 주문 제작했다.

해안도로에서 화물차에 실린 사체는 어선으로 갈아타고 15분 가량 걸리는 옹포항으로 향한다. 옹포항에서는 냉동탑차에 실려 화물선이나 여객선을 이용해 전남 완도로 간 다음 육로로 인천까지 이동한다. 직선거리로 450㎞가 넘는 긴 거리다.

사체는 중간에 전북대 수의과대학에 들러 부검을 받는다. 현재 외상 등 사인을 추측할 만한 단서가 없어 질병 여부 등 정확한 사인이 부검에서 밝혀질 전망이다.

생물자원관은 이 개체가 암컷 성체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발견된 큰바다사자가 대부분 수컷인데다 성체와의 경쟁에서 밀린 어린 개체들이 남하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한상훈 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장은 "성체인 만큼 큰바다사자의 분포 영역이 우리나라까지 확대된 것인지 연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물자원관은 사체의 유전자를 분석해 원래 서식지를 확인하고 큰바다사자의 이동경로나 개체군 증감에 대해 러시아의 관련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체는 연구에 필요한 절차가 끝나면 박제로 전시된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