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같은 어린아이도 독립적으로 혼자 살 수 있도록 국가가 챙겨주는 문화가 노르딕 웨이”라고 스웨덴 역사학자 라르스 트레고르드는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했다.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같은 북유럽에서 사회의 기본단위는 개인이다. 노르딕 웨이란 개인을 가족의 법적 도덕적 의무에서 해방시켜 줌으로써 생산적 인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책 목표다. 여성을 엄마의 구속에서 풀어주는 무상보육, 부모를 경제능력과 상관없이 교육비 부담에서 풀어주는 학자금 대출정책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결혼이라는 울타리가 불안해지고, 부모는 자녀들의 부양을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건 나중 문제다.
▷트레고르드는 “진정한 사랑이나 우정은 독립적이고도 동등한 개인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는 게 스웨덴식 사랑 이론”이라고 했다. 제목도 민망한 책 ‘스웨덴인은 사람인가?’에서다. 그 덕에 양성평등이 발달하다 보니 타고난 마초들 사이에선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늘고 있다. 작년 여름 노르웨이에서 청소년 80여 명에게 총을 쏜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도 이혼한 어머니를 비롯한 페미니스트를 증오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