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게 너무 많아… 이젠 베풀며 살게요”23년전 길병원서 출생 인연… 가천대서 장학금 받고 취업도
이길여 가천대 총장(가운데)이 23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네 쌍둥이 자매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황슬 설 솔 밀 씨. 가천대 제공
이들은 23일 오전 열린 가천대 간호학과 졸업식에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앞서 슬과 밀 씨는 3년제인 경기 수원여대 간호학과를, 설과 솔 씨도 같은 3년제인 강원 강릉영동대 간호학과를 각각 졸업했다. 이후 2010년부터 가천대 길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지난해 4년제인 이 대학 간호학과(야간)에 편입해 학업을 병행했다.
이들이 태어난 것은 1989년 1월 11일. 출산 예정일을 3주가량 남겨 두고 인천의 친정을 찾은 이들의 어머니(58)는 양수가 갑자기 터져 길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고 제왕절개를 통해 네 쌍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났다. 당시 길병원 이사장이던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쌍둥이 아버지(58)가 강원 삼척시 탄광에서 일해 수술비 마련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병원비를 받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퇴원하는 이 부부에게 “네 쌍둥이가 건강하게 자라서 대학에 들어가면 등록금을 주겠다”고까지 약속했고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1억2000여만 원을 지원했다. 네 쌍둥이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간호사 국가고시에 모두 합격하자 길병원 간호사로 채용했다.
1989년 1월 태어난 병원에서 찍은 네 쌍둥이 모습. 동아일보 DB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