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가장’ 서울대 이동섭씨“가난해도 봉사하는 내 삶 만족”
제66회 서울대 학위수여식에 졸업생 대표로 서는 이동섭 씨. 이 씨는 “나보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학생도 많을 텐데 대표로 뽑혀 기분이 얼떨떨하다”고 했다. 이동섭 씨 제공
이 씨는 대학생활 내내 한꺼번에 아르바이트를 서너 개씩 했다. 과외를 하거나 중학교에서 방과후학교 시간교사로 일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아버지는 이 씨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신부전증을 앓아 하루에도 다섯 번씩 투석을 해야 한다. 어머니는 이 씨가 중학생일 때부터 허리디스크를 앓아 일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대학에 들어간 여동생도 있다.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해결했지만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하루에 쓸 밥값 버스비 등을 일일이 계산하며 돈을 아껴야 해서 힘들었어요. 그러다 적응도 되고 순간순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해진 것 같아요.”
이 씨는 올해 서울대 치의예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1학기 등록금은 대출로 해결했다는 이 씨는 “젊어서 고생하면 늙어서 편해진다고 늘 생각한다.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학교를 다니는 후배들이 ‘할 일이 많고 바쁘다는 것도 축복’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남들과 비교만 하지 말고, 스스로 만족하는 대학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