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1957년 설문조사를 보면 당시 성인의 57%는 독신주의자를 정신병자 취급했다. 그러나 에릭 클리넨버그의 저서 ‘홀로서기(Going Solo)’에 따르면 현재 성인 가운데 과반수가 독신을 선호한다.
‘몇 세대 전’ 얘기를 좀 더 해보자. 그땐 대다수 미국인들이 공화 혹은 민주당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부동층이 두 당 지지자를 압도한다. 과거엔 시민들이 대부분 대기업에 다녔고 노조에 가입했다. 요즘은 평생직장이나 노조를 우습게 여긴다. 당시 10대 젊은이들은 연인과 오랜 관계를 유지하길 원했으나 요즘은 얽매이지 않는 ‘찰나의 만남’을 즐긴다.
변화의 요인은 여러 가지다. 일단 삶이 풍족해졌다. 사람들은 이제 혼자 살아도 될 만큼 돈을 잘 번다. 페미니즘도 한몫했다. 여성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릴 능력이 생겼다. 회의주의도 영향을 끼쳤다. 많은 사람이 결혼을 ‘삶의 필요조건’으로 느끼지 못한다. 노년사회와 정보혁명도 이런 변화를 거들었다.
이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현 시대는 ‘재능(talent)의 욕망’이 지배하는 사회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개인적 재능을 개발할 여유를 갖길 원한다. 삶을 즐기고 정체성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길 바란다. 능력 개발에 치중하지 굳이 힘겨운 관계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이려 하지 않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세상을 극단적으로 파편화시키고, 인간을 고독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는 과장된 억측이다. ‘홀로서기’를 들여다보면 혼자인 사람들이 얼마나 친구가 많고 사회적 모임에 적극적인지 알 수 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는 뜻이다. 수동적인 관계에 의존하는 시대는 갔다. 자신만의 재능으로 관계를 창조하고 발전시키는 시대가 왔다.
현대사회의 네트워크는 변화무쌍한 관계의 가능성을 무궁무진하게 열어두고 있다. 사람들은 이를 기반으로 훨씬 부유해질 수도, 더욱 다양한 삶을 즐길 수도 있다. 혼자 사는 집이 더 안락하고 편안할 수도 있다. 기존의 방식에 안주해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자, 이제 차가운 현실을 인정할 때가 왔다. 더 이상 ‘몇 세대 전’을 거론하는 건 의미가 없다. 세상은 가파르게 변하고 있고, 이에 대처할 재능을 가진 이들은 행복을 맛볼 것이다. 과거에 얽매여선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