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져 보이고 싶은 늑대/오리안느 랄르망 글·엘레오노르 튀이예 그림·허경회 옮김/38쪽·1만2000원·IBL
그림 제공 IBL
까만 늑대는 자기 모습이 싫었다. 까만색은 조금도 멋져 보이지 않았으니까. 늑대는 까만 몸을 초록색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초록색 페인트를 온통 칠한 뒤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거울 앞에 섰다. “으악! 슈퍼 개구리다!” 이번에는 장미를 한 아름 꺾어 온몸에 장미 꽃잎을 붙였다. “이런! 웬 공주?”
오렌지 껍질을 붙였더니 홍당무나 여우 같아졌고, 진흙탕에 굴렀더니 몸이 근질근질하고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다. 공작새 깃털로 한껏 뽐을 내고 숲을 누볐더니 여자애들이 온종일 따라다니며 소곤소곤 종알종알…. 견딜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깃털을 다 벗어 던져버린 늑대의 혼잣말. “그래, 난 까만 늑대야! 지금 이대로가 제일 좋아.”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