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서 ISD 등 꼼꼼히 지적범국본은 ‘낙선 대상’ 낙인
“좋은 지적이다. 미국이 아직 조치를 도입했다고 말할 수 없다.”(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24일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박 본부장은 3월 발효를 앞둔 한미 FTA의 문제를 조목조목 짚어내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진땀을 흘렸다.
민주당은 최근 주한 미국대사관 앞 시위에서 “재협상이 안 되면 한미 FTA를 폐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정작 ‘멍석’이 깔린 국회에서 문제점을 파고든 의원은 이 3명뿐이었다. 민주당 외통위원 7명 중 문희상 박주선 최재성 의원은 불참했고 원혜영 의원은 회의 초반 질의 없이 자리를 떴다.
송 의원과 신 의원은 정작 지난해 말 한미 FTA 처리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했을 땐 당내에서 ‘협상파’라고 몰려 정동영 유선호 김영록 의원과 교체돼 외통위를 떠나야 했다. 그 후 정, 유, 김 의원은 외통위 파행을 주도했으며 비준안이 처리되자 외통위에서 슬며시 빠졌다.
이날 국회에서 질문 공세를 편 세 의원은 공교롭게도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낙천·낙선 대상으로 낙인찍은 의원들이다. 한미 FTA에 찬성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김 의원과 신 의원은 한미 FTA에 찬성했다기보단 여야가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협상파였다. 송 의원은 소신에 따라 ‘조건부 찬성’을 주장했지만 지난해 말 ‘ISD의 폐기·유보 재협상을 즉시 시작하겠다는 서면 합의서를 받아오라’는 민주당의 제안에 단초를 제공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