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나, 하정우, 2011. 아트블루 제공
보시는 그림은 ‘모나리자’가 아니라 ‘모나리나’입니다. 모나리자의 포즈만 취했다 뿐이지 몰골이 형편없군요. 알 듯 말 듯한 상징적인 기호와 숫자, 그리고 얼굴과 목에는 상처와 꿰맨 자국까지 성한 곳이 없네요. 그런데 이 여자, 붉은 입술로 미소 짓고 있지만 자세히 보니 눈물 자국이 눈꺼풀 아래위로 길게 흘러내린 피에로 분장을 하고 있네요. 이 그림은 유명한 영화배우이자 ‘피에로’ 연작을 주로 그리는 화가의 작품입니다. “자신의 속마음을 감춘 채 늘 웃고 있어야 하는 광대, 즉 배우들의 이면을 담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배우들이 익명 혹은 상징적으로 등장합니다.
그럼 여기 이 그림엔 어떤 수수께끼가 있는지 한번 풀어볼까요. 화가에 따르면 이 그림은 신인 여배우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여배우로 데뷔하려면 168cm의 신장과 46kg의 몸에 칼을 대고 얼굴은 성형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첫 번째 계약금으로 500만 원을 받습니다. 뭐,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그림에 담았다는군요.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 아름다운 처녀가 살았다고 합니다. 처녀는 숱한 사내들의 청혼을 거절하고 가난하지만 순수한 청년 ‘피에로’와 결혼을 했답니다. 어느 날 그녀가 바느질을 하다가 바늘에 찔렸는데 너무 아파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눈물이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투명하게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로 변하는 거예요. 그 광경을 보자 가난에 지쳐 눈이 먼 남편은 아내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아파하면 할수록 더 많은 다이아몬드가 생기니 그는 미친 듯 아내를 때려 다이아몬드를 얻습니다. 그는 그렇게 얻은 다이아몬드를 갖고 집을 나가 방탕한 생활을 하고 돌아오곤 했습니다. 아내의 눈물이 변해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는 날이 갈수록 붉은색으로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그 붉은 다이아몬드로 된 칼로 자신의 가슴을 찌르고 숨진 아내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피에로는 그간의 일들을 떠올리고 후회와 고통으로 미치고야 말았습니다. 그때부터 그 마을에는 얼굴에 온통 분칠을 하고 붉은 눈물을 흘리며 미친 듯 웃고 다니는 괴상한 사람을 보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기 시작했답니다.
배우나 가수 등 연예인은 부모나 배우자의 장례를 치르고도 무대 위에서는 웃고 노래하며 춤춰야 하는 피에로의 운명입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슬픔이나 고통을 이기고 내면이 성숙한 배우의 연기는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하고 빛이 납니다.
그런데 눈물이라고 다 눈물이 아닙니다. ‘악어의 눈물’이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악어의 눈물은 이집트 나일 강의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으면서 눈물을 흘린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지요. 원래 악어라는 동물은 먹이를 먹을 때 침샘과 눈물샘이 동시에 작용해서 저절로 눈물이 흐른다고 하네요. 눈물, 참 묘합니다.
피에로: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악어: “내가 우는 게 우는 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