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중앙위 소속 29명 옌지 등 6곳서 中공안 공조내달 15일까지 집중 색출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 요원들을 직접 파견한 것은 김정일 사후 탈북자 3대 멸족을 공언한 바 있는 북한 정권이 탈북 방지에 총력을 쏟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자 31명은 8∼12일 중국에서 체포됐고 북송 반대 여론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4일부터이므로 이번 요원 파견이 이들의 체포와 직접 관련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안의 고위 소식통은 24일 “북한 요원들이 파견된 곳은 옌지(延吉) 둔화(敦化) 창춘(長春) 선양(瀋陽) 베이징(北京) 쿤밍(昆明) 등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이동하는 경로에 있는 6개 도시”라며 “이들은 주로 기차역, 버스터미널 등 대중교통 요충지에 상주하고 있다. 옌지 동북아호텔 앞 버스터미널에도 이미 며칠 전부터 북한 요원이 공안과 함께 탈북자로 의심되는 행인들을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가 직접 요원들을 파견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인 데다 중국 공안들은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中 “선양 주재 北영사관, 31명 북송 공식 요청” ▼
또 다른 중국 공안 소식통은 “선양 주재 북한 영사관이 최근 한국 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31명의 탈북자에 대해 북한 주민임을 확인하고 북한으로의 송환을 공식 요청하는 서류를 24일 발송했다”고 전했다. 중국 공안은 탈북자를 체포하면 북한 주민임을 확인해 달라고 북한 영사관에 요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북한 영사관이 이런 요청에 답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주소 확인 등이 어려운 데다 어차피 중국 당국이 북송을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탈북자 북송을 중국에 공식 요청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이슈가 된 탈북자 중 3∼9명이 이미 북송됐다는 일부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현재 모두 그대로 중국 내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은 현재 탈북자 북송을 최대한 자제하며 여론의 추이를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탈북자 일부가 이미 북송됐는지를 묻자 “중국은 지금까지 원칙을 지켜왔다”고만 할 뿐 답변을 거부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