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우는 보톡스의 유혹을 거부하는 공통점도 있다. 얼마 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온라인판은 ‘아이코노플래스트(iconoplasts)’라는 신조어를 소개했다. ‘우상파괴자(iconoclasts)’라는 단어의 뒷부분을 성형수술(plastic surgery)을 뜻하는 ‘플래스트(plasts)’로 바꾸었다. 타임은 ‘피부를 당겨 펴거나 이마를 반반하게 만드는 유행을 거부하는 여성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의 한 신문은 메릴 스트립과 글렌 클로스가 대표적인 아이코노플래스트라고 했다. 그들의 평상시 사진을 보면 이마와 눈가, 입 주위 잔주름이 완연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문화산업계에서 확실한 위치를 점한 여성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70대였지만 얼굴은 50대 못지않았다. 인터뷰 뒤 사진을 찍을 때 사진기자가 빙긋이 웃어 달라고 주문하자 그는 왠지 힘들어했다. 사진기자가 한두 번 더 “입 꼬리를 좀 올려 달라”고 부탁했지만 허사였다. 보톡스 때문임은 나중에야 짐작했다. TV나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런 당황스러움은 더하다. 웃어도, 울어도 얼굴 근육이 잘 움직이지 않는 중견 배우들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민동용 주말섹션 O2팀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