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의원 회견서 밝혀
중국 당국에 억류된 탈북자들의 강제북송에 반대해 6일째 단식투쟁을 벌이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26일 “북한의 고위 간부 3명이 24일 중국을 방문해 ‘탈북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하지 않을 테니 전원 북한으로 빨리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북한 측은 (탈북자들이 억류된) 선양(瀋陽)구류소를 방문해 면접교섭권을 행사하려고 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한국인 증명서를 발급해주지 않고 미적거리는 상황에서 북한이 발 빠르게 나서 탈북자들을 회유하기 위해 면접교섭권을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런 사실을 중국 공안당국 내부의 정보원을 통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나서서 면접교섭권을 행사해 한국의 가족들과 만나게 하고, 중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해 북한이 탈북자들을 회유·협박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중국대사관 앞에는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난민 40명이 국제난민지원단체인 ‘난민들의 피난처’ 회원들과 함께 ‘우리의 친구를 살려 주세요’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콩고 방글라데시 등에서 온 난민들은 “같은 난민 신세인 탈북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강제 북송은 난민협약 위반이고, 범죄와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북한 조선적십자회중앙위원회 대변인은 25일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괴뢰역적패당의 ‘탈북자 북송 반대’ 소동은 또 하나의 반(反)공화국 모략 광란극”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탈북자 송환 반대 노력을 ‘역겨운 추태’라고 비난하며 “원래 ‘탈북자’ 문제는 난민 문제가 아니고 우리 주민들에 대한 유인납치 책동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일성종합대 교수 출신 탈북자인 조명철 통일부 통일교육원장은 26일 김일성대 출신 중국 인사들에게 탈북자 강제 북송을 막아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조 원장은 서한에서 “우리가 김일성대에서 정의를 위해 과업을 배운 것 아니냐. 탈북자들을 돕는 것은 정의로운 것이고, 이들이 희망에 따라 처리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국내 김일성대 동창회 회장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