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한강, ‘미래성장동력’서 ‘공동체의 장’으로…
○ 미래 성장동력 vs 한강공동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인 2006년부터 시작된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박원순 시장이 지난해 10월 당선되며 사실상 종결됐다. 오 전 시장은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한강이 미래 성장동력이 돼야 한다며 도시의 공간구조를 한강을 중심으로 개편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사업비 7332억 원을 들여 33개 사업을 추진해 지난해까지 25건을 완료했다.
반면에 박 시장은 취임 이후 한강을 공동체 회복의 열쇠로 삼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미 서해뱃길 사업은 사업조정회의를 열어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오 전 시장이 용산구 이촌동 한강대교 아래에 있는 노들섬에 6375억 원을 투입해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홀 등을 만들려던 계획도 백지화한 뒤 이곳 일대 2만여 m²(약 6060평)에 5월부터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업공원을 임시로 조성하기로 했다.
마을 공동체 회복에 주력하고 있는 박 시장은 한강의 자연성 회복과 시민 중심 한강문화를 조성해 한강을 매개로 한강공동체를 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9월까지 한강 자연성회복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학술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 청계천과 함께 한강도 복원
박 시장은 개발논리가 앞선 오 전 시장의 한강 구상에서 벗어나 공동체 중심의 생태한강을 만들기 위해 3월 한강복원시민위원회 운영을 시작한다. 이후 4월부터 한강 보존·복원 및 이용에 대한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용산구 이촌동에 사는 김형모 씨(45)는 “아파트만 빽빽이 들어선 한강변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며 “비가 많이 오면 만날 물에 잠기는 곳에 텃밭을 만든다는 발상은 너무 구식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에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이소현 씨(37·여)는 “있는 그대로 한강을 보존하면서 발전시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면 한강을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