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이 하는 일은 반드시 오른손이 알게…할아버지도 돼지, 아버지도 돼지, 손자도…
시 ‘정치인’은 정치인들의 이중성을 비판한다. ‘왼손이 하는 일은 반드시 오른손이 알게 하고,/언론에 보도되지 않으면, 돌 하나도 옮기지 않는 여우들’로 정치인을 그리며 ‘언제나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장애아동의 손을 잡으며,/윤기 흐르는 목소리로//고통을 말하며/너는 어쩜 그렇게 편안할 수 있니?’라고 꼬집는다. 시 ‘한국의 정치인’에서도 정치권력을 비꼰다. ‘대학은 그들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고/기업은 그들에게 후원금을 내고/교회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병원은 그들에게 입원실을 제공하고/….’
시인의 ‘독설’은 남북관계로 옮아간다. ‘북조선에서는 잘 우는 사람이 출세하고/남한에서는 적당한 웃음이 성공의 비결’(‘닮은꼴’)이라며 남북한 사람들의 처세술을 비꼰다. 북한 3대 세습에 대한 비판은 한층 직설적이다. ‘할아버지도 돼지. 아버지도 돼지. 손자도 돼지.//돼지 3대가 지배하는 이상한 외투의 나라’(‘돼지의 죽음’)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