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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사람]‘베테랑 PB’ 김동윤 SK증권 이사

입력 | 2012-03-06 03:00:00

“유럽발 위기 재발 가능성… 한국 ‘나홀로 낙관론’ 불안”




씨티은행 프라이빗뱅커(PB)로 출발해 싱가포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PB를 지낸 김동윤 SK증권 도곡PIB센터 이사는 코스피가 2,000 선을 돌파했지만 아직은 조심스럽다며 안정성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라고 당부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올해 한번쯤은 다시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투자가의 자금 비중이 너무 커 한번 출렁거리면 증시부터 환율까지 ‘파고’가 클 겁니다. 단기 수익에 너무 연연할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베테랑 프라이빗뱅커(PB)’로 꼽히는 김동윤 SK증권 도곡PIB센터 이사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하며 증시에 퍼지고 있는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다. 김 이사는 씨티은행에서 PB로 출발해 싱가포르 스탠다드차타드은행 PB를 지낸 뒤 올해 국내로 복귀했다.

올해 들어서만 증시에 10조 원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돼 그 힘으로 코스피가 2,000 선을 회복하면서 증시 주변에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내친김에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전의 고점을 회복하고 2,200 선 등정도 가능하다는 전망마저 넘쳐난다.

지난해 12월까지 3년여간 싱가포르에 머물렀던 김 이사는 “한국 시장은 몇 차례 위기를 거치며 내성이 생긴 것인지 낙관론이 우세하다”며 “그러나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증시를 굉장히 위험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글로벌 유동성이 이머징 마켓에 몰리는 지금도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가 지목한 ‘불안 요인’은 역시 유럽이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미국 경제가 흔들릴 때는 중국이 돈을 풀어 도움을 줬지만 유로존은 위기를 해결해줄 만한 원군(援軍)이 보이지 않고 국가 간 공조체제도 견고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열심히 일을 해서 재정적자를 메워야 할 주체인 유럽 각국의 국민도 변화를 싫어해 미덥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지금 KP(Korea Paper·국내 기업의 해외 발행 채권)물의 가격이 많이 떨어져 있어 투자하기에 적기라고 조언했다. 파생결합증권(DLS) 중에서 금과 은이 상승하는 데 베팅하는 월지급식 상품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기초자산을 굉장히 단순화해 누구나 쉽게 지켜보고 판단할 수 있는 상품이 많이 등장했다”며 “특히 수익이 월지급식으로 나오는 상품들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거액 고객들이 아직까지 자산의 60% 정도는 안전한 주가지수연동예금(ELD)과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주로 투자한다고 소개했다. 나머지 40% 중 20%는 저축성 보험 등에 넣고 마지막 20%에서 10% 정도는 증시 상황에 따라 종목별 단기투자를 하고 10%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에 넣어두고 투자기회를 엿본다고 했다.

김 이사는 단기 전망은 조심스러워했으나 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 환경이 밝다고 봤다. “지난해 11월 가수 2PM이 공연하러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수천 명의 팬이 몰려들어 발칵 뒤집혔지요. 한국 기업들이 나날이 글로벌화되고 있는 데다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까지 인기몰이를 하면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한국 주식에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들은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