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명품 소비 1위 국가는 미국, 2위는 일본이다. 그러나 인구 규모로 볼 때는 세계 명품의 23%를 소비하는 일본이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소비 열기가 주춤해졌지만 일본인의 명품 사랑은 유별나다. 한때 사양산업이었던 유럽 명품업계를 회생시킨 일등공신이다. 부동산 거품으로 경제가 잘나가던 시절 일본 소비자들은 엔고를 무기로 유럽을 누비며 명품을 싹쓸이했다. 그 뒤를 이어 한국이, 이제는 중국이 가세하고 있다. 중국의 명품 시장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명품 소비의 원조 격인 일본인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 명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본 관광객들이 국내 면세점에서 유럽 명품을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서울 명동 등에서 한국 장인의 손맛이 살아 있고 값이 저렴한 수제(手製) 구두와 가방을 찾아 나서고 있다. 수제 구두 이외에 조각보, 비녀 등 우리 전통 문양과 소재를 활용한 수제 가방이 인기다. 품질은 유럽 명품에 못지않으면서도 가격은 절반 또는 3분의 1에 불과하니 알뜰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