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2차공천 특징
5일 새누리당 2차 공천에서 가장 대표적인 두 후보의 특징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당 일각에선 “이번 공천의 ‘콘셉트’가 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민주통합당은 현역 의원 대거 공천과 친노(친노무현)계 ‘탄돌이(17대 총선 때 탄핵 역풍을 타고 당선된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부활로 요약되는 데 반해 새누리당 공천은 ‘친이(친이명박)계의 학살’이 가장 눈에 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영남과 수도권 위주의 3차 공천을 보고 평가해 달라”고 해명했다. 이르면 7일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3차 공천 결과를 발표한다.
친이계 이윤성 전 국회 부의장, 장광근 전 사무총장, 강승규 진성호 의원 등의 공천 탈락이 확정됐다. 특히 1차 공천에서 우여곡절 끝에 공천을 받은 친이계 핵심 이재오 의원의 왼팔·오른팔인 권택기, 진수희 의원이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또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와 전여옥 신지호 정미경 의원도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돼 사실상 공천이 어려워졌다.
친이계 내에선 “이재오 빼고 친이계는 다 죽이려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전략공천이 ‘친이 죽이기’에 악용되고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전여옥 의원도 “유감스럽고 안타깝게도 (이번 공천 결과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그릇(의 크기)”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공천이 확정된 정몽준 전 대표는 “당권을 공고화하기 위한 공천이라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천에 탈락한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부친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았더라도 공천에서 탈락했을지 의문이 든다”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향해 “과거와 단절하려면 먼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칼로 일으켰던 군사쿠데타로 많은 국민이 고통 받은 것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핵심 관계자는 ‘공천 학살’ 주장에 대해 “공천 탈락에 다 객관적인 근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이 강조하는 ‘시스템 공천’의 결과라는 것이다. 친박(친박근혜)계는 정해걸 이경재 등 고령·다선 중진들이 탈락했을 뿐 1차 공천에 이어 최경환 유승민 이성헌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 등 핵심들이 무난히 공천을 받았다.
○ 청와대 출신 몰살?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 출신 중에선 수석비서관급 4명, 비서관 10명, 행정관 1명 등 모두 15명이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현재로선 최종 공천자가 5명을 넘지 않으리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 서울 수성 전략은 거점 공천
5일까지 공천에서 윤곽이 드러난 새누리당의 서울 수성 전략은 거점별 중심인물 공천이다. △중심권인 종로는 홍사덕 △동북권의 동대문을은 홍준표 △서북권은 은평을의 이재오와 서대문을의 정두언 △서남권의 동작을은 정몽준 의원을 포진시키는 것. 서울은 총 48개 선거구가 위치해 이번 총선 승패의 ‘키’를 쥐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은 서울에서 40개 의석을 확보하면서 원내 과반 정당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17개 선거구가 포진한 동북권에서의 선전 여부다.
○ 여성 의원들 줄줄이 공천 보류
○ 기초단체장 출신 약진…영남권 현역 11명은 경선 치러야
서울 광진갑의 정송학 전 광진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출신 8명이 공천을 받아 지역 경쟁력을 보여줬다. 점점 ‘풀뿌리 정치인’의 국회 입성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단수공천을 받지 못하고 경쟁 후보와 경선을 해야 하는 현역 의원도 11명이나 된다. 이들은 인천의 박상은 의원을 제외하고는 전원 영남권에 포진해 있다. 경선 방식은 여론조사 경선이나 투표소 경선 중 후보들의 합의에 따라 정해진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