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참모들 “당청관계 끝나”… MB는 별다른 반응 안보여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 출신들이 새누리당 공천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신 5일 청와대는 말을 잃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총선에 관여하지 않는 만큼 공식 견해를 밝힌 적이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의 몰락’을 보고 받았지만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참모들은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거나 ‘올 게 왔다’며 허탈해했다. 한 참모는 “4년 전 친박(친박근혜)계의 좌초에 견줘볼 때 5일 공천 결과는 침몰의 주체가 ‘이명박 키즈’로만 바뀌었을 뿐 판박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참모는 “이런 식이라면 당-청 관계는 사실상 선이 끊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측근들의 총선 출마에 대해 ‘각자도생(各自圖生)’하도록 사실상 방관한 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도 나왔다.
얼마 전까지도 일부 참모는 “그래도 현직 대통령인데, 당이 몇 사람은 챙겨주지 않겠느냐”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이날 결과만 놓고 본다면 ‘대통령 몫’은 없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화 한 통만 걸어주었다면…”이라며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출신 공천 신청자들은 최근 “공천 결과와 관련해 단일한 대오로 대응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인사는 5일 “공동 대응을 반드시 당의 결정에 집단 반발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