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Money&Life]‘차이나 디스카운트’로 저평가 많으니… 국내상장 알짜 중국기업 찾아볼까

입력 | 2012-03-08 03:00:00


 

중국 기업의 가치를 낮게 보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굴레 때문에 고전했던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이 조심스럽게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은 시장 평균보다 나은 주가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그동안 ‘차이나 디스카운트’로 중국 기업들이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많다.

○ 코스닥 중국 기업 12.19% 상승

 

지난해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확산시킨 것은 섬유 제조업체인 중국고섬이다. 중국고섬은 2011년 1월 25일 코스피시장에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상장하면서 국내 증시에 입성했다. 하지만 회계 부실이 알려지면서 상장 2개월여 만인 지난해 3월 22일 거래가 정지됐고 이후 국내에 상장된 다른 중국 기업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서는 이들 중국 기업이 작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은 코스피시장에 4개, 코스닥시장에 11개 등 총 15개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코스닥 상장 11개 기업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2.19%로 코스닥시장 전체 평균인 7.91%보다 높은 수준이다. 중국 태양전지 모듈업체인 성융광전투자가 43.00% 뛰어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중국엔진집단(26.00%), 웨이포트(19.00%) 등이 뒤를 이었다. 11개 상장 기업 중 4개는 지난해 말보다 주가가 더 떨어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중국 기업들이 각종 악재로 인해 증시가 하락할 때는 더 떨어지고 오를 때에는 상승 여력이 적었다”면서 “올해에는 시장흐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실적이 낫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명예 회복’을 돕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는 7, 8일 이틀간 서울 사옥에서 ‘상장 중국기업 2012년 서울 합동 설명회(IR)’를 개최했다. 이번 합동 설명회에는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6개 중국기업이 참가해 국내 기관투자가나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중국 기업 바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조윤호 한국거래소 시장서비스팀장은 “지리적으로 멀다 보니 정보 접근이 어려운 국내 투자자들을 위해 설명회를 마련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국 기업들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 불공정 공시 개선 등 노력 필요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

실제 올해에도 중국 기업의 불공정 공시 사례 이슈가 불거졌다.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중국원양자원은 자산 인수대금을 허위로 밝힌 뒤 1년여가 지나 정정 공시를 해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벌점 8점을 부여받았다. 벌점 부과 사실이 알려지면서 6일 중국원양자원을 포함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원양자원은 2011년 6월에도 선박 사진 조작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를 떠나 기관투자가들조차 회계 처리나 공시 내용을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주가가 대부분 공모가에 미치는 못하는 점도 투자자들이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 거래가 정지된 중국고섬을 제외한 14개 중 단 3개만이 5일 기준으로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다.

이에 대해 왕영재 신한금융투자 해외ECM부장은 “예전에 비해 중국 내부에서도 회계 처리 업무 등이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며 “중국 기업이라는 ‘색안경’을 끼기보다는 개별 기업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증권사들도 ‘차이나 디스카운트’에 대한 우려를 씻지 못하고 있다. 중국기업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과 거래소의 강화된 심사 규정 탓에 중국 기업들이 한국 증시 진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려고 했던 차이나그린페이퍼패키징이 공모를 철회했으며 지난해에도 썬마트홀딩스 등 총 5개 중국기업이 상장예비심사 접수를 철회하거나 공모 단계에서 중도 하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IPO담당 부장은 “안 좋은 편견 때문에 우량한 중국 기업들을 놓치는 사례가 빈번하다”면서 “이미 상장된 기업들도 홍콩 등 해외 증시와 비교했을 때 저평가돼 투자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