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선정 ‘2011 최고경영자’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리더십
“모든 문제는 내 잘못 때문이다.” 위기에 처한 스타벅스를 회생시킨 하워드 슐츠 회장은 리더 스스로의 잘못을 과감하게 인정하는 것이 진정으로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강조한다. 동아일보DB
미국 경제지 포천은 2011년 최고의 경영자로 스타벅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슐츠를 선정했다.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위기에 빠진 기업을 극적으로 회생시키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어려운 일이다. 성장과 회생 모두를 잘할 수 있는 CEO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슐츠의 리더십은 매우 특별하다.
○ 회사의 문제를 자신의 잘못이라 인정하는 CEO의 용기
○ 명확한 비전과 가치에 기반한 과감한 결단
슐츠는 스타벅스에 복귀한 지 한 달쯤 되던 2008년 2월 26일 오후 미국 전역에 있는 7100개 스타벅스 매장을 3시간 동안 일제히 폐쇄했다. “최상의 에스프레소를 선사하기 위해 잠시 시간을 갖고자 한다”라는 안내문이 걸렸고, 바리스타들은 동영상을 통해 최고의 커피를 만드는 법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새로운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비용 증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하기보다 커피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기업을 만들기 원했던 스타벅스의 본질에 충실한 결단이었다. 3시간의 매장 폐쇄는 회사에 600만 달러의 손실을 가져왔지만 그 후 스타벅스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는 수직 상승했다.
○ 조직 구성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
언론과의 한 인터뷰에서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 게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의료 혜택”이라고 답한 일화는 직원에 대한 슐츠의 배려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많은 기관투자가가 슐츠에게 “10만 명이 넘는 종업원 모두에게 제공하는 의료 혜택을 줄이라”라고 요구했을 때도 “그건 스타벅스 구성원들이 회사에 가지고 있는 ‘신뢰의 보고’를 깨부수는 자기 파괴적인 일”이라며 전화 통화조차 거부했다고 한다. 이처럼 진정성 넘치는 슐츠의 구성원에 대한 존중은 위기 시 무엇보다도 중요한 자산이 됐고 회사의 기사회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슐츠의 리더십이 흥미로운 또 하나의 이유는 그가 단지 기업 경영만 조용히 하는 CEO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치와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아낌없이 큰 소리를 내며 소신껏 행동하는 소위 ‘빅 마우스(big mouth)형 CEO’다. 그는 또 ‘사회 참여형 CEO’라고도 볼 수 있다. 창업 초기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해 왔던 슐츠는 경영 성과를 조직 구성원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작년 8월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권이 국가 채무 문제에 관한 해결책을 내지 못하고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걷어내지 못하자 동료 CEO들에게 “정치 헌금을 정치인들이 정신 차릴 때까지 하지 맙시다”라며 강한 어조의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경제적 약자에 대한 도움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
슐츠가 가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은 즉흥적인 연민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그는 미국의 경제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결여된 정치인들과 정부를 ‘불구가 된 정부’라고 비난하는 동시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 정치적 활동도 펼치고 있다. ‘미국을 위해 일자리를 만듭시다’라는 슬로건으로 1분에 30만 달러나 되는 월드시리즈 광고를 사재를 털어 내보내는 등의 활동이 대표적 예다.
기업이나 나라의 리더가 원칙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지 않으면 꼼수가 판을 친다. 지금 우리에게는 슐츠와 같은 사람에 대한 존중과 공감, 진정성 있는 경영자,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고 이는 시공을 초월한 리더십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다.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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