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을 요구한 유엔 고위 관계자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반 총장이 탈북자 송환 문제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아 국내외에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는 기자의 말에 “자칫 말 한마디로 억류자나 난민 등 당사자의 생명과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유엔 사무총장이 그동안 언급을 자제해왔다. 이번 탈북자 문제도 같은 연장선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반 총장이) 움직이고 있다. 조만간 마무리되면 자세하게 공개하겠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반 총장의 행보는) 최근 유엔난민기구에서 탈북자를 난민으로 규정해 중국 정부를 압박하는 것과는 또 다른 접근법”이라고 했다. 미국 뉴욕 외교가에서는 유엔인권이사회를 통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외교적 노력에 힘을 보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 정부도 유엔에 본격적인 압박을 가할 태세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탈북자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8일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하는 데 이어 이날 반 총장과 비공개 오찬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6자회담 한국대표)도 배석한다. 유엔 한국 대표부 관계자는 “이번 오찬 회동이 끝난 뒤 어떤 형태로든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