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화 통계청 통계사무관
농업 관련 통계업무를 담당하는 내가 국민에게 좋은 통계를 전달하기 위해 언론에 자주 요청하는 내용이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더욱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 통계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공들여 만든 통계는 국가 기업 개인의 의사결정에 확실한 방향을 제공한다. 나침반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통계청을 비롯해 여러 기관이 만드는 통계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삶 곳곳에서 도움을 준다. 신문이라는 제2의 나침반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신문은 직관적인 제목, 현장감 넘치는 사진, 다양한 도표 및 삽화를 활용해 어려운 통계를 쉽게 전달한다.
몇 년 전이다. 과거 20년간의 변화를 분석해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어업 생산 변화’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나름대로 딱딱함을 완화하고자 노력했지만 국민이 얼마나 쉽게 이해할지 걱정했다.
이런 우려는 다음 날 신문의 기사를 보면서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지구온난화로 재배지가 육지로 북상함에 따라 한라봉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 ‘지구온난화가 농산물 생산지도를 바꾸고 있다’…. 쉽고 재미있는 기사가 인상 깊었다.
때로는 신문이 통계를 잘못 전달해 올바른 판단을 흐리기도 한다. 하지만 통계라는 훌륭한 재료로 누구나 식욕을 당기게 하는 진수성찬을 차려 국민이 쉽고 빠르게 이해하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신문의 역할은 무척 고맙다.
박재화 통계청 통계사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