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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착공 이후]80m 떨어져 찬반집회… 해군 이틀째 발파

입력 | 2012-03-09 03:00:00


8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건설 찬반단체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강정마을회 주민과 반대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은 8일 오전부터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 서쪽에서 제주해군기지사업단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암반 발파 작업 즉각 중단’ 등을 촉구하며 거칠게 항의했다. 일부는 해군기지사업단 정문 일부를 파손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경찰은 육지에서 지원받은 병력 등 1000여 명을 동원해 반대단체 등의 공사장 진입을 막았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촉구 전국시민대회연합, 자유시민연대 등 전국의 보수단체 회원들도 이날 오전 제주도의회 앞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오후에는 강정마을 체육공원에 집결해 해군기지 건설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가안보와 제주지역 발전을 위한 국가정책사업임에도 일부 반대 주민과 종북 좌파, 전문 시위꾼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불법적으로 공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찬반단체는 불과 8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각각 항의농성과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중간지점인 강정교에 병력을 배치했다.

시위 속에서도 해군 측은 암반 발파작업을 계속했다. 이날 낮 12시 25분부터 모두 4차례에 걸쳐 발파작업을 했다. 발파 장소는 사업구역 내 제2공구 케이슨 제작장으로 쓰일 곳으로 전날 발파를 했던 곳에 인접해 있다. 발파작업은 3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사업구역 동쪽인 ‘구럼비 해안’을 비롯해 암반을 발파하는 데 모두 43t의 화약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구럼비 해안 ::

화산 폭발로 용암이 흘러내리다 바다와 만나 굳어진 암반지대. ‘구럼비’는 까마귀쪽나무를 뜻하기도 하고, 움푹한 지형을 이르는 제주방언이라는 해석도 있다. 해군기지 공사장 길이 1.2km 해안 가운데 동쪽 지역인 500m가량이 구럼비 해안이다.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지역주민과 단체회원들이 한때 점거해 반대운동을 벌인 곳으로 지금은 공사구간 해안 암반 일대를 통칭하며 부르고 있다. 반대단체 측은 보존가치가 뛰어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화재청은 제주 해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형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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