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마다 펑펑 34점… 전자랜드 6강PO 선승 자유투 1위 KT 조성민 ‘끝내기 자유투’ 실패
KT 전창진 감독은 최근 전자제품 유통전문점 전자랜드의 매각설이 불거진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8일 부산에서 열린 전자랜드 농구단과의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만났을 때였다. 모기업의 운명이 어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전자랜드 선수단의 정신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전자랜드 이익수 단장은 “적대적인 인수합병(M&A) 얘기는 예전부터 나왔다. 그래도 선수단이 혹시 동요할지 몰라 유도훈 감독에게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2003년 SK텔레콤으로부터 농구단을 인수한 전자랜드는 SK네트웍스를 비롯한 몇 군데 기업이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전자랜드의 원정 응원단은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 적었다.
하지만 코트에서 전자랜드는 연장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81-79의 짜릿한 2점 차 승리를 거뒀다. 문태종이 해결사였다. 40분 23초를 뛰며 양 팀 최다인 34점을 퍼부은 문태종은 “정규 시즌 막판 아꼈던 체력을 오늘 초반부터 쏟아 부었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기뻐했다. 전자랜드 허버트 힐도 29득점, 11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시즌 내내 전창진 감독의 속을 태웠던 KT 찰스 로드는 45분을 뛰며 26점을 넣었지만 결정적인 실책을 쏟아 내거나 슛 기회를 놓쳐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웠다. KT는 16점으로 활약하던 박상오가 4쿼터 중반 5반칙으로 물러난 것도 아쉬웠다.
조성민(11득점)이 1점 뒤진 4쿼터 종료 1.6초 전 자유투를 얻을 때만 해도 승운이 KT로 넘어간 줄 알았다. 조성민은 정규 시즌에 자유투 성공률이 유일하게 90%를 넘기며 92.25%로 1위를 차지했다. 6000명 가까운 KT 홈팬이 일제히 일어선 가운데 조성민은 첫 번째 자유투를 넣었지만 두 번째를 놓치며 70-70 동점으로 4쿼터를 마쳤다. 연장전은 ‘문태종 타임’이었다. 문태종은 2점 앞선 상황에서 KT 조동현의 골밑 공격을 블록슛한 데 이어 연속 4득점으로 종료 1분 6초 전 81-77을 만들며 승리를 이끌었다.
부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