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더 회고록…2009년 핵ㆍ미사일 위기 비화 소개"오바마, 빌 클린턴 방북특사 반대…힐러리가 결정"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은 8일(현지시간) 북한이 지난 2009년 5월 핵실험 전에 백악관에 비공식 위협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베이더 전 보좌관은 이날 발간한 저서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에서 북한의 로켓발사와 제2차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됐던 2009년의 백악관 상황을 회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 해 4월에 북한이 워싱턴(백악관)에 몇몇 위협을 담은 '개인적 메시지(private message)'를 보냈다"면서 ▲핵폭탄 폭발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경수로형 원자로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사전에 모종의 채널을 통해 백악관에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베이더 전 보좌관은 또 2009년 4월 5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을 당시의 '비화(秘話)'도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이 탄두를 장착하고 미 영토를 겨냥할 경우에 대비해 군사적인 대응방안을 검토했었다"면서 "그러나 이는 아주 가능성이 낮은 비상계획이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지만 우리측 한 정보분석가가 '북한은 제대로 된 위성을 발사하는 것보다 냉장고를 발사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생산능력이 초보적이었다"면서 "뭐라고 말하든 우리는 미사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고어 전 부통령을 거부하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보낼 것을 요구해 왔으며, 이를 놓고 백악관에서 회의를 한 결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후 북한의 억류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여기자 가족들이 반발하기 시작했으며, 결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남편을 보내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베이더 전 보좌관은 회고했다.
이밖에 베이더 전 보좌관은 2009년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공식발언 없이 이명박 대통령과 사진만 찍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던 오바마 대통령이 `돌출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마이크를 켤 것을 요구했고 약 2분간 한미동맹을 찬미하는 발언을 해서 이 대통령을 놀라고 기쁘게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