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경영을 논하다/배병삼 지음/288쪽·1만3500원·푸르메
푸르메 제공
‘냉혹한 자본주의 시대에 인문 고전 논어에서 길을 찾다!’라는 부제처럼 이 책도 공자를 통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지혜,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경영원리를 찾고자 기획됐다. 동양의 여러 사상을 오늘날의 시각으로 풀어온 저자는 “유교의 진리가 숨쉬는 인간의 간(間)이든, 첨단 상거래 현장인 인터넷의 인터(inter)든, 모두 ‘사이’를 핵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유교와 경영은 같은 주제를 다룬다”며 “공자의 ‘인(仁)’을 통한 신뢰와 경청, 조화의 경영은 오늘날 성공한 글로벌 기업의 경영원리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 강조한다.
“중용을 행하는 사람을 얻어 함께하지 못할 바엔 광(狂)하거나 견(견)한 사람을 얻어야 한다. 광자란 진취적이고, 견자는 우직한 사람이다.”(‘논어’)
공자가 무조건 이익을 낮추고 정의를 높게 본 것도 아니다. 시장에서의 이익 추구는 적극 권장했다. 다만 공공영역이 ‘시장판’으로 변하는 것을 경계했다. 재화의 축적을 꾀하는 게 시장의 역할이라면, 국가 경영은 재화의 분배를 통한 사회 정의의 수립에 그 역할이 있다는 것이다.
에필로그인 ‘공자, 한국 청년에게 고함’을 읽으면 청년 공자와 오늘날 한국 젊은이들 사이의 묘한 동질성을 느낄 것이다. 사(士) 계급 출신인 공자는 이른바 ‘88만 원 세대’였다. “15세에 뜻을 세워 30세에 자립했다”는 말처럼 공자 역시 오랜 세월 준비하고 매진한 끝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다. 저자는 “공자가 우리 청년들을 만난다면 ‘직장이 없음을 근심하지 말고, 전문가가 되지 못함을 근심하라’고 조언했을 것”이라며 “청년들이 진정 좋아하는 바를 찾고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언젠가 그 뜻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