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인권이사회서 충돌
한국의원 팔목 비틀며 떠미는 제네바 北대표부 직원… 깜짝 놀란 박선영 의원 12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열린 19차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장 입구에서 서세평 주제네바 북한대사가 발언을 마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대화 좀 하자”고 따라가려는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가운데 뒷모습)을 북한대표부 직원(왼쪽)이 팔목을 비틀며 밀치고 있다. 이 모습을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 다른 북한 직원은 “어디 와서 행패를 부려”라고 소리쳤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이 의원은 손목을 다쳐 병원으로 갔다. 제네바=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박 의원은 차분한 음성의 존댓말로 “대화 좀 하고 싶다”며 “탈북자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지 말라”고 말했다. 안 의원도 “강제북송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 대사는 굳은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문 채 유엔 경비원들에게 둘러싸여 나가려 했다. 박 의원 등이 계속 말을 걸려고 하자 북한대표부 직원 및 유엔 경비원들이 막아섰다. 한 북한대표부 직원은 “어디 와서 행패를 부려”라고 외쳤고, 다른 직원은 이 의원의 팔목을 비틀며 세게 밀쳤다. 바닥에 넘어진 이 의원은 손목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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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재 의원
이에 앞서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북한 인권 보고에서 “북한에서 2011년에만 20여 건의 공개처형이 이뤄졌다”며 “북한을 탈출한 난민들이 주변국에서 잡혀 다시 북한으로 보내지는 등 이들의 보호와 안전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기 주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대사는 “북한의 인권과 인도적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주변국들이 인도적 차원에서 탈북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탈북자 사살 명령이 내려졌다는 보고는 충격적이며 우려스럽다”(영국), “북한의 새 지도부는 인권 문제에서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스위스) 등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각국 대표의 발언이 잇따랐다. 반면 중국 대표는 “탈북자들은 난민이 아니고 불법 월경자다. 법에 따라 신중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대표단은 이날 오후 유엔본부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참혹한 인권상황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한 뒤 탈북자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부탁했다. 미국 일본 등 외신기자 10여 명과 한국 특파원들이 참석한 회견에서 김 의원은 “북한은 인간의 존엄과 자유는 실종되고 생명마저 내팽개쳐진 최악의 인권 사각지대”라며 “목숨을 걸고 죽음의 땅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가족을 구해 달라. 당신의 친구들을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또 대표단은 다루스만 특별보고관과 로버트 킹 미국 대북인권특사와 차례로 만나 중국이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중단하도록 국제적인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12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장 입구 밖에서 새누리당 안형환 의원(왼쪽)이 회의장을 빠져나온 서세평 주제네바 북한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에게 “중국에 북송을 요청하지 마십시오”라고 외치다 경비원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KBS 뉴스 화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