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10만 원 준대도 한국 사람은 일 안 한다고 하죠, 외국인 노동자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죠, 봄은 다가오는데…. 올해는 또 어떻게 버틸지 걱정입니다.”
경기 이천시에서 상추 농사를 짓는 농부 최모 씨. 그는 본격적인 영농철이 다가온 요즘 일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안 그래도 사람이 없는데 봄이 되면 이래저래 일손이 필요한 곳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최 씨는 “농사라는 게 하루 종일 허리를 구부린 채 끝없이 일해야 하니 나서려는 인부가 없다”며 “제때 출하를 못해 그냥 썩는 물량도 많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런 걱정은 최 씨만 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국내에 와 있는 농업분야 외국인 노동자 중 고용허가 기간이 끝나 한국을 떠나야 하는 인력이 3600명에 달해 농가의 시름이 더 깊다. 최 씨도 현재 고용하고 있는 네팔 인력 등 외국인 3명을 하반기에 떠나보내야 한다.
요즘 농촌에서는 일손 구하기가 ‘전쟁’이다. 경기 광주시에서 농사를 짓는 이모 씨는 “해달란 대로 해주고, 원하는 대로 맞춰줘야 외국인 일손을 붙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웃돈을 주거나 휴대전화를 선물하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한국말이 능숙하고 농사 경험이 풍부한 이들은 같은 출신 국가 일꾼을 몰고 다니며 농업 현장을 지휘하는데, 이런 ‘인재’들은 농촌에서 특히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고 했다.
임우선 산업부 기자
임우선 산업부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