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에서 원주와 지름의 비인 원주율 파이(π)는 3.1415926…으로 소수점 아래 소수가 무한하게 나오는 무리수다. π데이가 정확하게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불분명하지만 원주율로 상징되는 수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자는 취지임은 분명하다. 상혼(商魂)으로 물든 국적 불명의 ‘화이트데이’보다는 훨씬 건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생일도 3월 14일이다. 생일이 π의 앞 세 숫자와 같은 것을 보더라도 아인슈타인은 과학자의 운명을 타고난 모양이다.
▷민간 수학계에서 재미 삼아 기념하던 π데이가 올해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오늘 세종문화회관에서 ‘수학교육의 해 선포식’을 연다.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수학 관련 행사가 개최된다. 7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제수학교육대회(ICME-12)는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수학교육 관계자 4000여 명이 참석하는 수학교육의 올림픽이다. 수학성취도 국제비교에 나타난 한국 수학교육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외국 수학계와의 교류를 통해 국내 수학교육 수준을 더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대회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