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채널A에서 방송하는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을 시청했다. 그 프로그램을 본 후 마트에서 커피믹스를 사기 위해 짧은 시간이나마 고민했던 내 모습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한 업체에서 커피믹스를 출시하면서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카세인나트륨과 무지방 우유 중에 무엇이 더 몸에 좋을까’라는 메시지로 광고를 하기에 커피크림 속에 들었다는 ‘카세인나트륨’이 유해물질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이 PD는 방송에서 카세인나트륨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했다. 우유를 구성하는 성분 중 물을 제외하고 남은 성분에서 유지방만 제거한 것이 ‘무지방 우유’이고, 유당과 유지방을 제거하고 남은 우유 단백질을 학술어로 ‘카세인’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또한 카세인나트륨은 물에 잘 녹지 않아 유단백질(카세인)에 나트륨 성분을 첨가하여 물에 잘 녹게 만든 성분이고, 무지방 우유와 비교해 건강에 미치는 차이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카세인나트륨이라는 어려운 이름의 화학적 합성품이란 것은 커피믹스를 마실 때 대신 먹으라고 한 무지방 우유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성분이었다.
더 황당하게 느끼는 점은 무지방 우유가 들어 있다고, 그래서 몸에 좋다고 하는데 사실은 무지방 우유가 함유된 크리머라고 한다. 방송을 보니 우유가 아주 소량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것도 어찌 보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 아닌가. 더욱이 카세인나트륨을 화학적 합성품이라고 얘기했던 기업이 치즈와 요구르트 등에는 버젓이 카세인나트륨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어떻게 이런 비양심적인 광고를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따라서 소비자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기업의 이런 마케팅 활동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광고 메시지를 그대로 신뢰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이 소비자의 약점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득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소비자를 존중하고 기업의 책임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자연 서울 용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