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자’ ‘스그라’ ‘쎄지그라’ ‘오르그라’ ‘오르맥스’ ‘불티스’ ‘헤라크라’….
화이자가 개발한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에 대한 복제약 허가가 이달 안에 나온다. 29개 제약사가 허가를 신청했는데, 상당수가 이처럼 ‘민망한’ 약품명을 제출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난감해 하고 있다.
식약청은 14일 “비아그라와 같은 성분(실데나필시트르산염)과 약효를 지닌 복제약을 개발한 국내 제약사 3곳이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통과해 이달 안으로 복제약을 허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은 오리지널 의약품인 비아그라정 100mg과 약효가 동등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절차다. 현재 3곳이 이 절차를 통과했고 이를 포함해 29곳이 시험 승인을 받았다.
제약사 대부분이 제품에다 민망한 이름을 붙였다. 식약청 관계자는 “제품 이름도 민망하지만 효능·효과를 실제보다 부풀려 약품 오남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제약사와 협의해 제품명 변경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의약품 효능·효과를 과장한 제품명은 쓸 수 없다.
제약사들은 “쉽게 기억될 수 있는 제품 이름을 고심했다”며 아쉽다는 표정이다. 한 제약사 직원은 “복제약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제품 이름을 고안했는데 다시 바꿔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한편 화이자는 “물질특허는 올 5월 만료되지만 해당 물질을 발기부전치료제로 쓸 수 있다는 내용의 용도특허 만료기한은 2014년 5월”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화이자는 복제약을 파는 국내 제약사에 대해 소송을 벌일 계획이다.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연간 1000억 원 규모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