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대표단 등 집회-행진… 유엔난민기구 대응도 요청
“내 친구를 살려주세요”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운동을 펼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한 국회대표단 소속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앞줄), 새누리당 안형환 의원, 북한인권단체연합회 정 베드로 사무총장(오른쪽부터)이 14일 유엔유럽본부 앞 유엔광장에서 북한인권 관련단체 회원들과 함께 집회를 갖고 있다. 제네바=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안형환,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북한인권개선모임 등 시민단체 관계자 20여 명은 이날 유엔광장에서 “내 친구를 살려주세요” “중국 정부는 탈북자 북송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30분간 집회를 가졌다. 김 전 의장은 “탈북자는 북한으로 송환되면 처참하게 죽어갈 수밖에 없다”며 “중국은 G2(주요 2개국) 국가답게 탈북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그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해달라”고 호소했다. 안 의원과 휠체어를 탄 박 의원은 집회를 마치고 유엔난민기구(UNHCR) 본부 앞까지 100m 정도 행진한 뒤 제네바 중국대표부를 방문해 “탈북자 강제북송은 유엔난민협약과 유엔고문방지협약 위반이다”라는 제목의 북송 중단 촉구 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대표부 길목 입구에서부터 경찰 10여 명이 진입을 막았다. 경찰은 “중국대표부가 서한 접수를 거부하고 한국 인사들의 접근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대표부의 경우 경찰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안 의원이 대표부 입구에 있는 우편함에 서한을 투입했다.
이에 앞서 대표단은 알렉산더 알레이니코프 UNHCR 대표대행, 강경화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부대표와 차례로 면담하고 탈북자의 인권 유린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대적인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유엔 차원의 적극적 대응을 요청했다.
한편 안 의원은 “12일 국회대표단과 북한대표부의 충돌은 대표단의 두 여성 의원이 서세평 북한대표부 대사에게 명함을 건네며 대화를 제의하려고 접근하던 중 북한 직원이 갑자기 팔꿈치로 찌르고 발로 차는 등 폭력을 행사하면서 빚어진 사태”라며 “일부 언론 보도처럼 국회대표단은 북한대표부 누구의 손도 잡은 적이 없다. 오히려 여성 의원들에 대한 북한 직원의 폭행과 결례가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제네바=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