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子之道는 곧 許行의 農家者類(농가자류)의 사상을 말한다. 市賈는 市價와 같다. 본래 賈는 장사하는 사람과 장사하는 값을 모두 가리켰는데, 價라는 글자가 만들어져 장사하는 값을 가리키게 되자 그 후 賈(고)는 주로 장사하는 사람을 가리키게 되었다. 이 경우 賈와 價의 관계를 古今字의 관계라고 하며, 값이란 뜻에서 보면 賈가 古字, 價가 今字에 해당한다. 하지만 한문 문장에서는 그 둘을 혼용하는 예가 많다. 不貳는 두 가지가 아니고 均一(균일)하다는 뜻이다. 使∼는 ‘∼하게 하면’의 뜻을 지닌 사역동사이되, 이것을 사용하는 사역문은 ‘만일 ∼이라면’이라는 조건절로 환치할 수가 있다. 즉 ‘오척의 동자로 하여금 시장에 가게 하더라도’는 ‘오척의 동자가 시장에 간다 하더라도’로 해석할 수 있다. 五尺之童은 三尺童子(삼척동자)와 같은 표현이다.
주나라 때의 자와 이후의 자는 길이가 달랐다. 주나라 때의 一尺이 실제로 몇 cm였는가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대개 조선시대에 사용하던 木尺인 營造尺(영조척)보다는 길이가 짧았다고 보면 된다. 適市는 ‘시장에 간다’로, 適의 본의가 ‘가다’인 것을 사용한 표현이다. 莫之或欺는 ‘혹시라도 그를 속이는 자가 없다’는 뜻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