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 SK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국민연금 운용역 출신으로는 최초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다. 김 센터장은 올해 1월 국민연금에서 약 30조 원을 운용하던 주식위탁운용팀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SK증권으로 옮겼다. 그는 “국민연금은 공조직이라 시어머니(감독기관)가 많다보니 활동에 제약이 많았지만 이곳은 일에 제한이 없다”며 “업무량이 많아져 몸은 더 힘들지만 마음은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1992년 대유증권(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조사부에 입사하며 처음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1999년에는 파생상품에 흥미를 느껴 부산까지 내려가 근무해야 하는 조건을 감수하고 한국거래소 상품개발팀장을 맡기도 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새마을금고연합회, SK투신운용, 국민연금 등을 거치며 줄곧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일을 해 왔다.
김 센터장이 부임 이후 가장 먼저 챙긴 것은 보고서 발간 횟수를 늘리는 일이었다. 증권사 자료를 보는 수많은 고객층의 수요를 맞추려면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야 하고 그만큼 많이 써봐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제 김 센터장이 부임한 1월 한 달 동안 SK증권 리서치센터가 내놓은 보고서가 지난 3개월 동안 내놓은 보고서보다 2배 이상 많아졌다.
또 김 센터장은 소속 애널리스트들에게 ‘스스로 펀드 매니저라고 생각하고 디테일한 투자전략을 제시하라’고 주문한다. 그는 “작년처럼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주)이 뜬다고 무조건 매수하라고 하면 의미가 없다”며 “잘나가는 업종이라도 그 안에서 당장 어떤 종목을 팔고,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는지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