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탈나기 쉬운 환절기… 배 하나 꿀 한술의 묘책
그러나 기자도 배를 먹을 때가 있다(정확히 말하면 마시는 것이다). 바로 ‘할머니표’ 배즙. 여름이고 겨울이고 할 것 없이 감기를 달고 살던 기자에게 할머니의 배즙은 최고의 ‘약’이었다. 목이 근질근질 하고 열이 조금 오른다 싶으면, 할머니께 달려가곤 했다. “우리 강아지, 목이 아파?”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온 만화영화 한 편이 끝날 때쯤이면 꿀이 들어간, 뜨끈뜨끈한 배즙 한 컵이 마술처럼 식탁에 올려져 있었다. 몸이 한결 나아졌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목이 간질간질하다. 기침도 난다. 할머니의 배즙이 간절하다. 그러나 할머니는 지금 달려갈 수 있는 거리에 사시지 않는다. 먼 시골에 계신다. 직접 무거운 몸을 이끌고 부엌으로 향한다. 배즙을 만들 실력은 없으니 간단하게 배꿀찜이나 만들어 보자. 이번에는 오랜만에 배의 속살에도 한번 도전해볼 생각이다.
배 1개, 생강 1톨(알싸한 맛이 좋은 사람만!), 꿀 1큰술(단맛이 좋다면 더 넣고, 싫다면 넣지 마시라), 물 2큰술
조리법
1 배의 꼭지 부분을 3cm 정도 크기로 잘라낸 후, 숟가락으로 씨를 파낸다.
2 그 안에 꿀과 물, 생강을 넣는다.
3 앞서 잘라낸 배의 꼭지를 ‘뚜껑’으로 이용해 열린 부분을 닫은 후, 냄비에 넣고 40∼50분간 찐다.
도움말·사진 제공=르크루제코리아 김진희 셰프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