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2회 동아마라톤에서 정진혁이 2위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작년 서울국제마라톤 35km서 선두 뺏겨
“막판 레이스 운영 보완 …한국기록 도전”
정확히 1년 전이었다. 이봉주 이후 스타기근에 시달리던 한국마라톤에 샛별이 떴다. 2011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2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정진혁(22·건국대)은 2시간09분28초로 2위에 올랐다. 자신의 3번째 풀코스 도전 만에 이룬 성과였다. 35km까지는 압델라힘 굼리(36·모로코)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우승 문턱에 근접하기도 했다. 정진혁은 18일 2012서울국제마라톤에 출전하는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혜성과 같은 등장, 한번의 부침
○잠실대교(35km지점)의 악연 끊는다!
정진혁은 이번이 5번째 풀코스 도전이다. 건국대 마라톤팀 황규훈 감독(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은 “스피드 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해 레이스 운영능력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대회에서도 35km지점까지 선두를 다투다가 굼리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정진혁은 “거리주(정해진 거리를 얼마의 시간에 달리는지 측정하는 훈련), 시간주(정해진 시간에 얼마의 거리를 달리는지 측정하는 훈련) 등으로 막판 레이스를 보완했다. 지난해에는 잠실대교(35km지점)와 악연이 있었는데, 올해는 (잠실대교를 통과한) 이후에도 페이스를 정상으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우상 이봉주처럼! 한국기록·올림픽 메달 도전
남자 마라톤 한국기록은 이봉주가 2000년 세운 2시간07분20초다. 이 기록은 12년간 난공불락의 상태다. 정진혁은 해묵은 한국기록을 경신할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한국기록 경신에 맞춰서 훈련을 했다. 혹시 한국기록이 나오지 않더라도, 한국기록을 깰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진혁에게 이봉주는 영원한 우상이다. 중학교 시절 경부역전마라톤대회에서 이봉주와 함께 충남대표로 뛰었던 기억을 여전히 영광스럽게 간직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 남자 마라톤의 올림픽 메달은 1996애틀랜타올림픽(이봉주·은메달) 이후 명맥이 끊겼다. 지난해 1월부터 소급 적용되는 2012런던올림픽 남자 마라톤 출전 A기준기록은 2시간15분. 현재 이 기록을 통과한 한국선수는 정진혁뿐이다. 그는 “우선적으로는 한국기록, 그 다음에는 올림픽 메달이 목표”라며 웃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