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후 공천에 피해자 발끈… “억장 무너진다” 黨 홈피에 글
13일 오후에 TV 토론프로그램에 나온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는 시민논객이 “성폭력 사건을 무마하려던 정 전 위원장을 당선 가능권에 공천했다”고 지적하자 근거 없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그러자 성폭력 사건 피해자 A 씨는 15일 통합진보당 홈페이지에 유 대표를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유 대표가 거짓말을 태연스럽게 하는 것을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며 “정 전 위원장과 측근들의 말만 듣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은 2008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교조 조합원 A 씨는 민주노총 관계자의 부탁으로 도피 중이던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을 자택에 숨겨줬다. 이 위원장이 5일 만에 경찰에 검거되자 민주노총 간부 K 씨는 A 씨에게 “민주노총 측 부탁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하라”며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 A 씨가 거부하자 K 씨는 욕설과 폭력 위협을 한 뒤 집에 침입해 수차례 성폭행까지 시도했다.
사건 이후 민주노총은 진상조사를 시작했지만 전교조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A 씨는 “정 전 위원장이 전교조는 민주노총 산하 단체이기 때문에 별도로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며 “진상조사위를 구성하지 않겠다는 서면 확인서를 끈질기게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직접 가해자인 K 씨는 민주노총에서 제명당하고 징역 3년형을 받았다. 피해자 A 씨는 2008년 당시 전교조 위원장이었던 정진화 위원장을 비롯한 3명에 대해서도 ‘2차 가해자’라며 공식적 사과와 3년 이상의 자숙 기간, 가해자 프로그램 이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2009년 정진후 전 위원장이 이끈 대의원 대회는 이 안건을 부결시켰다.
A 씨는 “정 전 위원장이 국회의원이 될 수 없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도 정 전 위원장의 공천을 취소할 때까지 통합진보당에 대한 비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