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골드라벨 대회, 마라톤 한국의 자존심 빛내다
서울국제마라톤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정하는 골드라벨 대회다. 2010년 국내 대회로는 처음 인증을 받은 뒤 3년 연속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국제 마라톤대회 중 골드라벨 대회는 16개뿐이었다. 이 대회는 2010년 실베스터 테이멧(케냐)이 2시간6분49초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당시 국내 대회 사상 처음으로 2시간7분대 벽을 허문 데 이어 이번에 2시간5분대 기록까지 나오면서 골드라벨은 더욱 빛이 나게 됐다.
흔히 마라톤 대회 최고 우승 기록은 그 대회의 위상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척도다. 2시간5분대 기록은 세계적으로도 10개 대회에서만 나왔다. 아시아에서 2시간5분대의 최고 기록을 보유한 대회는 2009년 후쿠오카 마라톤(2시간5분18초)과 올해 2월 두바이 마라톤(2시간4분23초)에 이어 3번째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은 “전문가들이 세계 정상급 대회의 기준으로 삼는 게 2시간6분대 기록인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말했다.
흔히 마라톤 대회는 선수 컨디션, 기온, 코스의 3박자가 어우러져야 좋은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이날 레이스는 세 가지 조건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가운데 대회 운영 능력까지 빛을 발하면서 기록 단축을 가속화했다. 대회 주최 측은 스피드를 결정짓는 뛰어난 페이스메이커 기용뿐 아니라 출발부터 골인 지점까지 철저한 관리와 음료수 배치, 교통 통제, 경찰 협조 등 철각들이 레이스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면밀하게 신경을 써 호평을 받았다.
황규훈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은 “한국 마라톤 대회의 수준을 세계에 알린 사건이다. 2시간5분대 기록이 나오면서 앞으로 세계 최정상의 마라토너들이 이 대회에 더욱 몰려들게 할 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