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중고생들 주5일제 이후 서울 학원서 주말합숙 늘어月 새벽에 학교 직행하기도
공부하고 있는 학생. 동아일보 DB
대형 사교육업체 임원인 L 씨는 지난주 월요일 새벽 경부선 KTX를 타고 출장을 가다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에 선잠을 깼다. 고교생으로 보이는 그들은 고난도 수학시험지를 풀고 있었다. 알고 보니 주말에 서울의 학원에서 합숙을 한 뒤 대구의 학교로 등교하는 상황이었다.
L 씨는 “주5일 수업제 시행 이후 중소 학원들이 주말반에 지방 학생들을 끌어모은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일요일 밤까지 붙잡아 놓는 건 심하지 않으냐”고 고개를 저었다.
서울에서 주말 한 번을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알선업체나 관리학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알음알음으로 비밀리에 운영하는 알선업체들은 왕복 교통편과 숙박, 원하는 수준의 그룹과외 등을 패키지로 묶어 한 달 단위로 돈을 받는다. 일부에서는 수백만 원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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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 전국 200등 안팎의 성적을 받는 고2 아들을 둔 학부모 박모 씨(46·광주)는 “지방은 고급 수학이나 논술 강사를 찾기 힘들고 정보도 늦어 지난 겨울방학에 서울의 영수 학원에 보내봤다”면서 “당시 다니던 학원에서 월 140만 원에 매주 주말 관리를 해준다고 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