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처럼 공부해나갑니다∼”문학소녀, 수학공포증 극복하고 ‘형사’를 꿈꾸다
《서울 동대문중 3학년 성예린 양(15)은 평소 시 쓰기와 책 읽기를 즐긴다. 초등 6학년 때는 서울시내 초등생 70명이 참가한 지역 백일장에서
‘우리 엄마’라는 제목의 시로 금상을 타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를 단지 ‘열다섯 살 문학소녀’로 표현하기엔 어딘지 부족하다. 취미는 운동, 특기는 태권도 3단.
최근에는 기타연주에 푹 빠졌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성 양.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그녀는 지금 자신의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중이라는데….》
▲ 교내 방과후학교 수업을 통해 성적향상의 효과를 본 서울 동대문중 3학년 성예린 양.
○ 좋아하는 과목부터 공략… 성적향상 시동 걸다
성 양의 중1 1학기 종합성적은 9개 과목 평균 65.34점으로 전교생 293명 중 188등. 기본기가 부족한 수학(31.5점)과 영어(71.4점)도 문제였지만 상대적으로 좋아한 과목인 국어(81점)와 역사(63.5점) 성적도 기대보다 저조해 실망이 컸다.
성 양을 다시 책상 앞으로 이끈 것은 이 두 과목. 교과서와 친해지는 것이 급선무였다. 국어, 역사교과서를 잡지 넘겨보듯 편한 마음으로 읽으니 학교수업에서 선생님의 설명이 귀에 들어왔다.
“교과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나만의 학습노트’를 만들었어요. 노트필기를 기피하는 습관을 버리려고 그날 배운 핵심내용을 노트에 옮겨 적는 일부터 시작했죠. 특히 역사과목은 직접 문제를 내고 답하는 형식으로 정리하니 저절로 암기가 되더라고요.”
한번 성적향상을 경험하니 공부도 더 능동적으로 하게 됐다. 공부하기 귀찮던 국어교과서의 ‘학습활동’ 문제에도 일일이 답을 달아보며 ‘서술형’ 시험을 대비했다. 암기법도 바꿨다. 역사과목의 경우 사건을 개별적으로 외우기보다는 사건들이 발생한 배경과 사건 사이의 연결고리를 토대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머릿속에 담았다. 교과서가 아닌 역사분야 서적을 읽을 때는 교과서를 옆에 놓고 관련 내용을 연결하며 읽으니 공부하는 재미가 생겼다.
“우연히 동생의 책상에 놓인 ‘반크(VANK) 역사바로찾기’라는 책을 펴봤어요. 중국의 ‘동북공정’ 전략을 다룬 내용이 있었는데 교과서에서 중국과 우리민족의 영토 분쟁에 대한 역사를 더 찾아보니 도움이 됐죠. 그저 ‘상식을 넓히자’는 생각으로 접근하니 이해가 더 수월해지더라고요.”
성적향상은 계속됐다. 중2 1학기 종합성적에서 국어는 99.65점으로 전교생 291명 중 1등, 역사는 91.75점으로 43등에 오른 것. 전 과목 평균은 4.6점이 오른 73.7점, 전체석차는 17등 오른 133등을 기록했다.
○ 수포자, 방과후학교로 기본기 다지다
중2 1학기 여름방학 방과후학교에 참여해 2학기에 배울 수학을 미리 공부했다. 일단 기초단계부터 익히며 차차 목표를 높여가자는 방과후학교 선생님의 조언을 따랐다.
‘교과서의 기본예제를 확실히 풀어내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공부하니 수학에 대한 공포심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중2 1학기 종합성적에서 33.25점에 머물렀던 수학성적은 중2 2학기 종합성적에서 50.3점으로 20점 가까이 올랐다. 전 과목 평균(76.67점)도 1학기에 비해 3점 가량 올라 전체석차(103등)를 30등 가량 올렸다.
중3 1학기를 분주하게 보내고 있는 성 양. 그 사이 그녀에겐 설레는 인생 목표가 생겼다. 강력범죄를 다루는 ‘형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고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삶의 방식으로 ‘이타적 삶’이란 가치관을 조금이나마 실현하고프다.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거북이처럼 공부해나갈 계획이에요. 4년 뒤 경찰대에 진학해 제복을 입는 제 모습, 꼭 지켜봐 주실 거죠?”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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