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吾尙病이라 病愈어든 我且往見하리니 夷子는 不來니라
이 장에서는 묵자 사상과 맹자의 사상이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다. 묵자는 이름을 翟(적)이라 하는데, 맹자보다 앞선 시기의 인물이다. 묵자는 薄葬(박장)과 兼愛(겸애)의 설을 주장했는데, 묵자의 도를 신봉하는 夷之는 맹자를 만나 묵자의 설이 우위임을 확인하려고 했다. 맹자는 그를 만나주지 않고, 제자 徐(벽,피)을 통해 묵자의 주장이 지닌 결점을 비판하여 들려주고, 유교의 厚葬(후장)과 仁愛(인애)의 설이 인간의 情理(정리)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墨者는 墨子의 도를 신봉하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夷之는 성이 夷이고 이름이 之이다. 因은 중개자로 삼는다는 말이다. 不來는 ‘올 필요가 없다(不必來)’ ‘오지 말라(勿來)’라는 뜻이다. 이때의 不은 금지사와 같다. 단, 이황과 안정복은 이 부분을 맹자의 말로 보지 않고, 맹자가 장차 가서 보리라고 말하자, ‘이자가 오지 않았다’라고 사실을 서술한 문장으로 보았다. 일설로 부기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