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비례대표 공천 재의‘MB 노믹스’ 이만우는 확정… 靑 “비례 추천한 일 없다”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21일 쌀 직불금 불법신청 의혹으로 논란이 된 이봉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사진)의 비례대표 공천을 취소했다. 하지만 비상대책위원회가 이 원장과 함께 재의 요구를 한 이만우 고려대 교수에 대해선 3분의 2 이상의 의결로 공천을 확정했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이명박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이다. 이 원장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발탁됐다가 직불금 논란으로 중도 하차했고, 이 교수는 성장을 중시하는 ‘MB노믹스’ 입안에 참여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이 원장과 이 교수를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위에 추천했다는 ‘청와대 개입설’마저 제기되고 있다. 공천위에선 이들의 이력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예우 차원에서 명단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친이계 일각에서도 “왜 하필 그 사람들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청와대는 두 사람에 대한 ‘비례대표 추천설’을 일축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교수는 MB정부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다. 요즘 글 쓰는 걸 보면 정부를 얼마나 많이 비판하느냐. MB노믹스와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이 원장에 대해서도 “청와대에 이야기 한 번 안 하고 (비례대표) 출마를 했더라.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 대로에 4·11총선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현수막을 걸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 원장은 전날 당 국민공천배심원단이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이미 공천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었다. 특히 지난해 10월경 본부장급과 부장급 간부들로부터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2000여 만 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첩보를 경찰이 입수해 내사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공천 취소가 기정사실화됐다. 이 원장은 지난해 1년 치 판공비 6700여만 원 중 상당수를 사적인 친분이 있는 인사들의 경조사비와 후원금으로 전용하고 국정감사에 대비해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며 간부들에게 수십만 원씩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원장은 경찰 내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일 없었다”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은 선관위 유권해석을 통해 16번에 배치됐던 최봉홍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15번에 배치할지 아니면 15번 이후 여성 후보들의 순번을 하나씩 앞당길지를 결정해 22일 최종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