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T는 역대 챔피언결정전에 단 한 번 진출했다. 2007년의 일이었다. 당시 KT는 LG와의 4강전 3차전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렸다. KT 장영재가 LG 파스코에게 거친 파울 작전을 펼친 게 화근이었다. 격분한 파스코가 장영재와 심판을 폭행해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았다. 장영재도 1경기 출전 정지와 500만 원 벌금의 징계를 받았다.
5년이 흘러 KT는 180도 달라진 상황이 된 것 같다. KT 로드가 20일 인삼공사와의 4강전 2차전에서 자신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던 양희종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이 상황에서 벤치에 있던 인삼공사 선수들은 룰을 어겨가며 단체로 코트에 난입해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로드는 비난 여론과 함께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는 동정론에 휩싸였다. 이날 양희종은 근성 있는 수비와 교묘한 신경전의 경계선을 오갔던 게 사실이다. 어쨌든 2연패에 빠진 KT에는 악재다.
농구는 몸싸움조차 흥미로운 볼거리다. 악의적인 파울을 가려내는 일은 심판의 영역이다. 고의로 상대 선수의 감정을 자극하는 행동에도 심판의 시선은 집중돼야 한다.
플레이오프가 단기 승부이긴 해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승리지상주의는 팬들의 반감을 사기 쉽다. 심판의 눈도 그 어느 때보다 예리해져야 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