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혼자 걷는 길’
정윤철 스포츠레저부
그런데 요즘 박주영(27·아스널)은 비난 속을 걷고 있다. 법의 빈틈을 이용해 병역을 연기했다는 파문이 일자 그는 줄곧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러한 행동은 그가 국민적 스타가 될 수 있었던 밑거름인 ‘팬심(心)’을 떠나게 만들었다. 팬들은 그의 행동이 스타답지 못한 처신이라고 비난했다.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은 21일 박주영의 병역 연기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는 민감한 사항이다”라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최 감독은 “이번 사태를 대표팀 선발 과정에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팀의 특성상 국민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떠나간 팬심은 자연스레 박주영의 태극마크 박탈로 이어질 수 있다.
박주영이 떠나간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서는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숨어있기만 해서는 상황이 악화되기만 할 뿐이다. 직접 나서서 병역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병역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혀야 한다.
동시에 자신이 가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22일 아스널은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해 리그 3위(승점 55)가 됐다. 박주영은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여전히 아르센 벵게 아스널 감독의 머릿속에 박주영은 없었다.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는 선수의 병역 면제를 팬들은 절대 달가워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박주영이 임대 이적을 통해서라도 경기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을 둘러싼 조언들을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박주영이 지금처럼 귀를 막고 침묵 속에 벤치만 지킨다면 모든 것을 잃은 채 영영 혼자 걷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