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씨 결혼식장에서 처음 본 한가인 씨 얼굴이 어찌나 예쁘던지….”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 OST ‘시간을 거슬러’로 ‘OST 여왕’으로 등극한 가수 린(본명 이세진· 31)은 이 모든 게 한가인 덕분이라며 연신 고마워했다.
“가수 김태우 씨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한가인 씨 부부와 같은 자리에서 식사했어요. 첫 만남이었는데 눈이 부셔 똑바로 볼 수 없었죠. 그때, 고사하던 해품달 OST 제의를 승낙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린은 OST에 이어 특유의 콧소리와 꺾기 창법을 내려두고 정갈한 모습으로 팬들을 찾아왔다.
그는 16일 정규 7집 PARTⅡ ‘러브픽션’(LOVE FICTION)을 공개했다. 선 공개한 ‘비를 내려줘요’를 포함해 7곡이 수록됐다. 지난해 공개한 PARTⅠ‘Metro Sexy 7’에 이어 8개월 만이다.
타이틀곡 ‘곰인형’은 그룹 ‘바이브’ 윤민수가 작사· 작곡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감성적인 가사가 애절한 린의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곡이다.
▶ 해품달은 음악 인생의 전환점
린은 스스로 가사를 쓰면서 조근조근 읊조리듯 표현하는 깨끗한 창법이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작곡가에게 곡을 의뢰해도 그를 유념하고 쓴 곡들은 모두 기존의 화려한 창법을 필요로 했다.
“해품달과 이번 앨범은 그런 의미에서 제겐 전환점 같아요. 기다려 왔던 음악들을 만났고, 노래를 부르고, 앨범을 낼 수 있었죠”
린은 자신의 덤덤한 창법을 위해 그런 곡들을 찾아 듣는다고 했다. 대중 가수로 살아가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음악만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중이 원하는 것도 채워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 때문이다. 그는 최근 아델과 존박의 음악을 자주 듣는다며 두 가수를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
▶ 이별에 눈물이 뚝…슬픔까지 노래할래
린은 최근 방송에서 얼마 전 사귀던 사람과 이별했다고 고백했었다. 그래서일까? 그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멜로디에는 슬픈 여운이 맴돈다.
“요즘 노래할 때마다 울컥해져요. 벅차오르는 감정에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에요.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에 부끄럽지만, 노래하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
“아버지께서 술에 취해 장난치시며 ‘넌 옛날 혼기로 따지면 아무도 데려가지 않는 똥차야!’라고 했어요. 결혼할 때가 되긴 했나 봐요.(웃음) 마음 가는 데로 진솔하게 살고 있지만…아직은 사랑하고 이별하는 일을 거듭하고 있네요.”
사랑하는 사람만 있으면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 린. 함께 공유하는 것들이 많아야 쉽게 이별하지 않는 것 같다는 그는 늘 곁에서 힘이 돼줄 남자를 기다리고 있다.
▶ 제 2의 린? “에일리는 완벽해”
올해로 데뷔 12년 차를 맞이한 린은 신인들의 데뷔에 누구보도 관심이 많다. 신인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신인 시절을 회상한다는 그는 최근 신인 여가수 에일리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2의 린이라고 말할 것도 없다. 나보다 더 출중하다. 그에게 반했다. 노래도 노래지만 표현력이랄까. 미국에서 와서 그런지 그 리듬 타는 게 남다르다. 단점을 찾을 수가 없다. 24살인 그가 지금 그렇게 부르는데 그 아이의 30세가 어떨지 너무 기대된다. 한국으로 노래하러 와준 그 아이가 참 고맙다.”
린은 자신의 노래에 영향을 받은 후배 가수들이 생겨날 때마다 큰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최근 방송이나 연예 기획사에는 린의 노래로 오디션을 치르는 참가자가 늘고 있다. 린은 어느새 누군가의 본보기가 되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제 노래가 저는 물론 누군가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BGM(배경음악)이 되는 거잖아요. 조금이라도 나태해질 수 없는 이유죠. 제겐 그런 사람들이 행복이자 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돼요.”
린은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그는 5월과 6월 소극장 콘서트와 전국 투어를 통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트로트 스페셜 앨범 발매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그는 요새 요리에도 푹 빠져 있다. 린은 “얼마 전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다”며 “올해 안에 조리사 자격증을 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요리 관련 책 출간도 준비 중이다.
린은 가수로서 노래에 매진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삶도 쉼 없이 발전시켜가고 있다. 자신의 변화가 곧 자신의 음악에 이어진다며 늘 머물러 있는 것은 나를 아껴주는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했다. 팬들만큼은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언제까지나 곁에서 지켜봐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해요. 전 오래된 팬이 많아요. 그래서 때론 팬이 아니라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그 친구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래하는 가수가 될게요.”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제공|준뮤직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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