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업체 시험채취권 확보 등 전 세계 광물업자들 ‘눈독’
지구 온난화로 녹아내리고 있는 그린란드 빙하를 기회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빙하 속에 숨겨져 있는 ‘희토류 러시’를 꿈꾸는 광물업자들이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21일 “지구 온난화가 그린란드에 서식하는 곰 등에게는 슬픈 소식이지만 광산개발업자들에게는 새로운 경제적 기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 정부로부터 시험채취권을 따낸 호주의 ‘그린란드 광물·에너지 탐사(GMEL)’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빙하가 없는 남부 크바네피엘의 암석지반에는 약 650만 t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빙하 속에는 이보다 더 많은 양의 희토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크바네피엘은 빙하가 녹아 암석과 자갈이 드러난 높은 언덕배기에 위치한 습지대로 독일 연방지질자원연구소도 이 지대를 ‘지구상에서 희토류가 가장 많이 매장된 지역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GMEL은 “암석에서 희토류를 채취하는 기술 투자비만 약 23억 달러(약 2조6082억 원)로 기술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수익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금속원소’인 희토류는 휴대전화, 노트북, 액정표시장치(LCD), 발광다이오드(LED) 등 전자제품 생산 과정에 많이 쓰인다. 2010년 미국 지질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매장량은 약 9900만 t이며 최대 매장량 국가인 중국에 이 중 36∼37%인 3600만 t 정도가 매장돼 있다. 특히 중국의 생산량이 전 세계 생산량의 97%를 차지해 사실상 독점체제다.
한편 독일포츠담기후변화연구소는 지난 500년간 그린란드 빙하의 5분의 1이 사라졌다며 이런 추세라면 그린란드 빙하는 앞으로 2000년 안에 완전히 녹아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