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SK 감독이 21일 경기 용인시 자택 근처 카페에서 미소를 지으며 다음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용인=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다른 동문 감독들은 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는데 혼자만 못 갔네요”라고 말을 건네자 문경은 SK 감독은 아픈 데를 왜 또 찌르느냐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는 2011∼2012 시즌 개막을 앞두고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웃통 벗고 춤 한 번 추겠다”고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SK는 정규시즌에서 19승 35패로 10개 팀 중 9위를 했다. 문 감독과 연세대 동문인 유도훈(전자랜드·6위) 유재학(모비스·5위) 이상범 감독(인삼공사·2위)은 모두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감독대행으로 SK 지휘봉을 잡아 프로 사령탑에 데뷔한 그에게 “한 시즌을 끝내놓고 보니 몇 점쯤 되는 감독인 것 같으냐”며 자기평가를 부탁했다. 그는 처음에 “49점”이라고 했다. “49점이면 낙제인데…”라고 하자 그는 “그럼 51점 정도 되려나. 그래도 낙제인 건 마찬가지네요”라고 했다.
스스로는 낙제 점수를 매겼지만 SK 구단은 8일 ‘대행’이란 꼬리표를 떼고 그를 3년 임기의 감독으로 선임했다. 성적은 하위권이지만 모래알 같다던 팀 체질을 개선해 팀워크를 다졌고 김선형 변기훈 같은 젊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발굴한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는 “계약기간은 3년이지만 1년만 보장받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지난 시즌에는 초짜이고 대행이어서 그럴 수 있다고 좋게 얘기해 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이유를 댈 수도 없다. 다음 시즌에는 무조건 성적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감독은 2012∼2013시즌을 위해 뽑을 외국인 선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러 25일 미국에 간다. 그는 “빠르고, 일대일 능력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를 뽑고 싶다”고 했다.
용인=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