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서 태블릿PC ‘슬쩍’‘얼굴 보이겠나’ 잠자다 체포
23일 오후 1시 찜질방을 찾은 유모 씨(32)는 지하 1층 잣나무방에서 전화도 가능한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을 머리맡에 둔 채 잠든 박모 씨(36)를 발견한 뒤 도심(盜心)이 발동했다. 박 씨의 갤럭시탭은 유 씨의 낡은 휴대전화보다 화려하고 성능도 좋은 최신형 모델이었다. 유 씨는 박 씨의 태블릿PC를 슬쩍 훔쳐 수면실로 향했다. 찜질방 한쪽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보이긴 했지만 ‘얼굴까지 찍히진 않았을 것’이란 생각에 무시했다.
뒤늦게 잠에서 깨어 태블릿PC가 없어진 사실을 발견한 박 씨는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것은 사건 발생 1시간이 지난 오후 2시. 하지만 이때까지도 범인 유 씨는 지하 3층 수면실에서 쿨쿨 자고 있었다. 경찰은 유 씨의 사물함 안에서 갤럭시탭을 찾아내 유 씨를 추궁했지만 그는 “주운 것”이라고 둘러댔다. 하지만 범행 장면이 선명히 컬러로 녹화돼 있는 CCTV를 보여주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범행을 시인했다.
“원래 CCTV 화질이 이렇게 깨끗해요?” 미처 성능이 좋아진 CCTV를 예상하지 못했는지 유 씨는 감탄하듯 물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