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중압감에 긴장…공격수들과 불협화음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와는 달리 심리적인 부분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험과 배짱이 없으면 이기기 힘들다. 24일 여자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현대건설이 정규리그에서 고전했던 도로공사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결국 큰 경기 경험과 자신감이 승부를 갈랐다.
25일 현대캐피탈과 KEPCO의 준PO 1차전도 같은 경우였다. 창단 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KEPCO는 승부조작 여파로 인한 주전 공백과 플레이오프 경험 부족이라는 단점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참패했다. KEPCO 신춘삼 감독은 “목수가 연장 탓할 수는 없다”고 했지만 세터 놀음이라는 배구에서 KEPCO는 올 시즌에만 주전 세터가 세 번이나 바뀌는 어려움을 겪었다. 최일규, 김상기 대신 고육지책으로 투입된 세터 김천재가 뚫고 나가기엔 포스트시즌이라는 중압감은 너무 무거웠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경험 많은 최태웅과 권영민 세터를 번갈아 투입해 주전들의 고른 득점을 이끌어내며 손쉽게 이겼다. 신 감독은 “오늘 기회가 조금이라도 올 줄 알았는데 전혀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천재가 미쳐줘야 한다고 했는데 하루아침에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이 좋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역시 무리다. 참담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천안|원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