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우승멤버 + 막강 이승엽… 가슴 설레 자다가 벌떡 깹니다”
2연패 노리는 류중일 감독의 머릿속엔… 프로야구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20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SK전을 앞두고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 2연패를 의미하는 엄지손가락 2개를 치켜세우고 있다. 류 감독은 8년 만에 국내에 복귀한 이승엽을 앞세워 “화공(화끈한 공격야구) 시즌2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삼성 제공
시범경기가 한창인 20일 인천의 원정 숙소인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만난 류 감독은 화통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았다. 그는 “지난해 3월에는 성적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잤는데 올해는 기대감 덕분에 새벽에 일찍 깬다”고 말했다.
○ 이승엽 & 최형우 시너지 효과 기대
‘화공 시즌2’의 키 플레이어로는 8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승엽(36)을 지목했다. 그의 눈에는 벌써부터 ‘이승엽 효과’가 보인다. “이승엽의 진지한 훈련 자세와 일본에서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젊은 선수들에게 피와 살이 되고 있어요.”
3번 이승엽과 4번 최형우(29)의 미묘한 자존심 싸움도 오히려 반갑다. “관중이 (이)승엽에게 더 환호하는 것에 대해 (최)형우가 자존심 상해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러나 이는 형우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죠. 건전한 경쟁이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겁니다.”
○ 판세는 ‘8강 8약’
삼성은 지난해 우승 전력이 건재한 데다 이승엽까지 가세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올 시즌은 1강(삼성) 7중’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하지만 류 감독은 세간의 평가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올 시즌 판세를 ‘8강 8약’으로 전망했다.
○ 새 얼굴 심창민 박정태 주목
류 감독은 주목해야 할 선수로 KIA에서 이적한 박정태(27)와 ‘제2의 권오준’으로 주목받는 사이드암 심창민(19)을 꼽았다. 류 감독은 “최강 삼성 불펜이 노쇠 기미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메이저리그 10승 출신으로 기대를 모은 외국인투수 미치 탈보트(29)에 대해서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국내 타자들에게 많이 맞았는데 공부가 많이 됐을 것이다.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 우승 후 아내의 오랜 소원 하나를 들어줬다. 불교 집안에서 자란 그가 기독교 신자인 아내를 위해 성탄절에 교회를 찾아 우승 헌금을 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79승, 한국시리즈 4승, 아시아시리즈 3승을 합쳐 86만 원을 헌금했어요. 올해 성탄절에는 지난해보다 1승을 보태 87만 원을 하고 싶어요.”
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