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女 대학원생의 우울증
전홍진 성균관대 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자세히 얘기를 들어보니 의욕이 전혀 없었고 종일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한다. 잠이 오지 않아 매일 소주를 마셨고, 그래도 잠이 오지 않아 일주일 전부터는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고 한다.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어서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했고 이를 심각하게 여긴 어머니의 권유로 외래를 방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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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에서 7을 빼는 식의 간단한 계산도 무척 느렸고 여러 번 틀렸다. 그는 교수나 동료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했고 이번에 프로젝트를 따지 못한 일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전에도 봄철이 되거나 생리를 시작하기 전에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해졌다고 했다. 죽고 싶은 생각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그는 심한 우울증이었다. 집중적인 치료를 받은 뒤 지금은 대학원을 마치고 직장에 취직해서 문제없이 지낸다. 왜 죽고 싶었는지 물어보자 그는 우울증이 심해지면서부터는 생각이 자유롭지 못하게 됐고 오직 죽어야 해결된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했다. 어머니의 권유가 없었다면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이제 자신은 죽고 싶은 생각이 들면 우울증이 다시 시작되지 않는지 반드시 진찰을 받겠다고 했다.
2010년 한 해 동안 1만5566명이 자살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25%나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자살률을 집계하는 세계 105개국 가운데 한국 남자의 자살 사망률은 7위이다. 한국 여자는 세계 1위다. 우울증이 자살 사망 원인의 60% 이상이다.
우울증 환자에게 피해의식 등 정신병적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자살 사망률이 높아진다. 또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시도가 봄철, 특히 신학기인 4, 5월에 많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봄철에 일조량의 변화가 오면서 감정기복이 심해진다.
전홍진 성균관대 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성균관대 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